2 /Fifth Day
오늘은 금요일! 드디어 오랜만에 블로그를 작성한다... 사실 수요일부터 painting and drawing 수업에서 새롭게 내주신 숙제들을 하나씩 완료하느라 시간이 없었다ㅜㅜ. 아무튼 오늘 아침에 수업을 하고 그려온 그림을 제출함으로써 숙제에서부터 풀려났다.. 숙제는 저번 블로그에 올려놓았던것처럼 같은 장소의 사진을 낮과 밤으로 나누어 그리는 것과 미술에 관련된 책 2권을 읽어가는것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2일 동안 이 숙제들을 완성하라고 한건 좀 너무 한것같다.. ㅠㅅㅠ. 그래서 난 어제 새벽까지 그림을 그리고, 또 책도 전부 읽어갔다! 내가 숙제를 하는 동안 내 룸메는 day 그림 딱 하나만 그리고, 그냥 포기하고 자버렸다. 친구를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행동할수 있을까? 그냥 좀 신기했다. 분명히 학구열 넘치고, 그림을 사랑하는 친구였는데, 나와는 다른 이리한 차이점들이 보일때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최선이란 기준은 전부 다 다른걸까? 생각했다.
그렇게 오늘! 드디어 수요일부터의 나의 노력이 검증되는 날이였다. 또 선생님께서 오늘 숙제를 검사하면서, 애들 다같이 그림을 펼쳐놓고, 수업을 들을거라고 하셔서, 아침에 수업을 갈때부터 조금 떨렸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볼생각에 또 설렜다..
day
아무튼 우리는 평가를 마치고서, final project를 진행할 캔버스를 직접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캔버스가 필요할때면 나는 항상 완성이 되어있는 캔버스를 사기 때문에, 항상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 궁굼했었는데, 이렇게 수업을 통해서 배울수 있음에 기분이 좋았다. 정말 내가 궁굼한것에 대해 배운다는것이 얼마나 기대되는 일인지..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한다는 것을 그 짧은 순간에 내 기분의 변화를 눈치챔으로써 깨달았다.
캔버스를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일단 가로 세로, 평행하게 길이에 맞는 나무 4개를 사용해 액자형태로 조립한다. 그 다음, 양면에 물을 얇게 바른 종이위에 만든 액자 모양의 나무를 중심에 올린다. 그렇게 모든 각에서 종이를 접어주고, 스테이플러로 찝어주면 완성! 여기서 조심해야할 포인트는 종이가 물에 젖어있기 때문에 잘 늘어나는데, 종이를 나무에 고정시킬때 너무 잡아당기면, 나중에 종이가 마르면서 네 각 모서리 부분에 선이 남을수 있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나는 종이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할때 최대한 종이를 당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또 너무 루즈하게 ㄷㅚ어버려서, 결국 다시 했다 ㅎㅎ….
night
판화 찍을때 준비물!
: 물감, 돌돌이, 찍을 나무판, 쇠로된 저 물감 섞을 저거 ( 뭐였지 이름이..)
아침에 반에 도착해서 우리는 전부 그림들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서로의 그림들을 관찰하고, 코멘트를 남기기 시작했다. 한참 서로에게 칭찬과 조언을 하다보니, 선생님께서 오셔서, 우리에게 모두 숙제를 잘 해왔고, 수고했다는 말씀과 함께, 투명한 수채화 느낌의 아침그림과 아크릴 같은 표현을 해야했던 밤그림을 비교해 가며, 이 두 사용법을 익히는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주셨다. 나는 이 평가를 듣고 친구들의 그림을 감상하며, 생각보다 제대로 숙제를 전부 해 온 애들이 거의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정말 붓 한터치로 마무리한것같은 그림들도 있었고, 정말 대충한것같아 보이는 그림도 많았다. 괜시리, 나만 너무 힘들게 그려온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지만, 친구들에게 좋은 칭찬도 많이 받고, 선생님께서도 나의 열심을 알아주셔서, 뿌듯한 마음이 자라나 나의 억울한 마음을 덮어버였다.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는 나는 이런 상황이 자주 생긴다. 남들의 발에 맞춰서 걸으면 되는 것을, 매번 혼자 뛰어가버린다. 나는 내가 뛰고 있는지를 몰랐는데, 뒤돌아보면, 뛰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엔, 안가도 되는 정점까지 혼자 도착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완벽하게 해낼것이 아니면, 솔직히.. 시작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무엇이든 시작하는것을 조금 무서워 한다. 완벽하게 끝내지 못할까봐. 그래도 나의 이런점은 언제나 나에게 살이 되고, 피가 되어준다. 절대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세심함과, 완벽에 대한 나의 노력과 갈망은 나를 더욱 이끌어주고,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ㅎㅎ
블로그에 나의 이야기를 조금 기록해둠으로써, 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또 다시 이해하고 한번 더 감사하게 되는것같다. 역시 글을 쓰다보면,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것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캔버스를 만들면서 이번주의 painting and drawing 수업을 마무리 하고 나서, 나는 1층인 판화교실에 내려와 어제 하다가 남은 판화를 이어서 작업했다. 위에 있는 사진들이 어제까지 작업하던 과정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다색 판화는 자판기이다. 아직도 너무 어려운걸 선택했다는 생각에 후회하고 있지만, 그래도 일단 킵고잉 하고 있다.
이게 오늘 이어서 한 사진들이다! 이렇게 노랑색을 먼저찍고, 노랑색으로 남겨둘 부분을 전부파고, 핑크색을 찍고,, 핑크색을 전부 파고.. 또 초록색을 찍었다. 이게 은근 되게 귀찮은 작업이였다. 파고 찍고 파고 찍고, 그리고 찍다가, 각도나 위치선정이 잘못되면 이때까지 잘 해오던 작업물이 삐끗하면서,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고도의 집중력과 세심함이 필요한 작업이다. 나도 모르겠는데, 채화나 소묘에서는 이러한 정확하고 각이 딱딱맞는 과정이 없어서 그런지,, 나에게 있어선 뭐든 딱 맞아떨어져야 하는 판화가 업중에 가장 어렵고 도전적이다.. 또 하나는 애들이 왜이렇게 나무 파는걸 잘하는지.. 나만 학생이고 다들 무슨 판화 전공을 하고 있는것 같이 느껴진다.. 너무잘혀.. 그래도 나도 나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게 판화를 저녁까지 작업하고, 이번주도 마무리 지었다! 벌써 2주차까지 지나온 지금까지의 나의 소감은 .. “정말 바쁘다!” 이다. 휴 눈 씻고 찾아봐도 쉴새가 없고 숨돌릴 틈없이 작동하는 그림그리는 로봇이 된기분!! 그래도 하고 싶은 것, 경험해보고 싶은것도 많은 나는 모든 순간을 기회를 생각하며 이왕 여기까지 온거, 긍정적이게 남은 2주도 후회없이 보내고싶다!
이지후 화이팅 ;D